Himan 2023. 4. 17. 10:48

산행일 : 2023년 4월 15일

산행 코스 : 자하곡 매표소 - 1코스 등산 - 3코스 하산

산행 거리 : 약 6km

산행 시간 : 3시간

산행 정도 : 1코스 중, 3코스 하

 

가장 빠르고 화끈하게 오를 수 있는 1코스를 선택해서 오른다. 하늘은 잔뜩 흐림에 간간히 가는 빗방울이 아주 약하게 흩날리는 정도, 하지만 암릉을 오르는 코스여서 접지력이 좋은 등산화를 준비하고 산행에 든다.

 

오르는 기준, 도성암 근처에서 표짓판이 잘 되어 있어 1, 2, 3코스 중 코스를 구분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. 다만 코스별 난이도가 좀 다르니 그에 맞게 선택만 하면 된다.

 

난 오랫만에 암릉 산행의 맛을 좀 보고 싶어 1코스를 선택해서 오른다.

 

오르는 중간 중간에 철쭉이 제 철을 맞은 듯 하얀색부터 진행 분홍새까지 활짝 피어있다. 이럴때 보면 오히려 진달래보다도 더 아름다운 자태인것으로 보인다.

 

땅이 촉촉해질 정도의 강수량으로 바윗길이 좀 미끄럽긴 하지만 그런대로 오를 만 하다.

 

밧줄 타고 오를 정도는 아니면 잘 정비된 등산로의 로프 덕분에 쉽게 쉽게 암릉을 타고 오를 수 있다.

산행 길 계속해서 철쭉이 산행길을 반겨준다.

산철쭉에 비해 철쭉은 대부분 높은산에서만 봐 왔는데 이곳 화왕산이 그리 높지 않음에도 온 산에 철쭉이 피어있으니 약간은 좀 신기하기도,....

 

산 허리 위쪽 진달래밭이 있는 곳은 비로 인한 안개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. 

 

정상에 거의 다다를 무렵 바위틈에서 아주 아주 아름답게 피어낸 철쭉 몇 송이가 잠시 활짝 웃게 만들어준다.

이리도 척박한 바위틈에서 이리도 아름다운 꽃을 피워낸다는게 참 신기하기도 하고 어쩌면 경이롭기까지 한 일이다.

 

지나온 암릉길.

가파르고 위험하게 보이긴 해도 실제론 그렇지 않다. 등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맑은 날 푸른 하늘을 배경삼아 오르면서 풍광을 감상한다면 더 없이 아름다운 등로가 될 듯 한 곳이다.

 

1코스에서 오르다 보면 거의 정상격이라 할 수 있는 배봉이란 곳에 올랐다.  고도는 750m

화왕산이 756m이니 거의 다 올라온 셈이다. 저 뒷쪽이 넓디 넓은 억새밭이며 진달래 밭이다.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.

 

진달래가 아직 남아 있다.

화왕산 억새밭에 다다르기 전 만난 진달래,  올해의 마지막으로 볼 듯 하다. 아직은 설악이나 북쪽의 산행계획이 없는탓에.

이곳에서 끝물이긴 하지만 내게는 꽃길을 걷게 해주는 중이다. 그야말로 꽃길을 걷고 있는 중.

 

뭔지는 잘 몰라도 '창녕조씨'가 여기에서 성을 얻었나보다.

내가 아는 사람 중, 창녕조씨가 누구인지도 잠시 생각해봤는데 아는 '조'씨는 있는듯 한데 본관까지는 잘 모르겠다.

 

성곽길을 따라 걸으면 새 생명을 잉태했지만 아직은 지난해의 꺼풀들이 아직 남아있는 누런색의 억새밭과 새 생명이 자라나고 있는 활력 넘치는 생명들이 공존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.

 

저 녹색을 보려면 진달래색인 분홍빛을 볼 수 없고, 진달래 분홍빛을 보려면 저 연두색과 녹색만으로도 형형색색을 이루어내는 색상을 볼 수 없다.

진달래색은 진달래색대로 예쁠테고 이 녹색은 이 녹색대로 예쁘다.

또한 가을은 가들대로 색이 있을터이니 가을의 재 산행 예약을 아니 해 놓을 수가 없다.

올 가을 다시한번 와 봐야겠다.

 

바래진 색이긴 하지만 허준 촬영소 쪽엔 진달래가 아직 남아있다. 저 곳 또한 녹색과의 공존은 안되는.....

 

산책삼아 성벽길을 오른다.

색상이 너무 시원하다. 녹색들만으로도 이렇게 알록달록한 풍경을 보여 줄 수 있다.

 

사진 찍을 수 있는 곳 중, 가장 좋아하는 위치다.

왼쪽의 억새와 오른편의 암릉들, 그리고 붉은색의 진달래, 물론 지금은 약간의 색바랜 진달래와 알록달록의 녹색의 향연.

 

이 길을 걷는 것은 천상의 길을 걷고 있는듯한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는 길이다.

 

산 중턱에선 이미 피어있는 철쭉이 이제 이곳에선 꽃망울만 보여준다. 아마도 몇일은 더 있어야 꽃을 피워낼 듯 하다.

소백산 철쭉도 좋지만 이곳의 암릉길에서의 철쭉도 볼 만 하다.

 

해발 756.6m의 화왕산에 올랐다. 

약 10여년전에 다녀간 이후 이번이 두번째

 

하산은 3코스쪽으로 한다. 

3코스는 숲에 묻혀서 조망은 거의 할 수 없는 길이긴 하지만 초보자들도 쉽게 오를 수 있는 쉬운 산행길이다.

군데 군데 나타나는 소나무숲길이 아주 아름답다.

 

다만 약간의 스릴을 즐기려면 1코스를 추천한다.

 

오늘의 산행은 우중충한 날씨탓에 밝고 화려한 빛을 가진 화왕산을 못 얻은것과 이미 때가 늦어 절정의 진달래를 만나지 못해 아쉽다.

올 가을의 송이 송이 하얀 깃털이 나부끼는 억새밭이 대신 해 주지 않을까?

 

이 끝길에 있는 나름 유명하다는 식당을 들러 청국장 한 사발을 점심으로 하고 여기서 멀지 않은 유채밭으로 향해 본다.